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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별 가지치기와 순지르기

토종군인농부 2025. 6. 18. 05:20

작물을 재배할 때 원하는 소출을 얻고 열매를 튼실하게 맺게 하려면 작물의 성장을 적당히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작물은 열매를 맺을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 몸만 계속 키우는 영양생장만 하려고 합니다.

 

작물의 성장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방법이 가지치기와 순지르기입니다.

식물은 어느 정도 자라면 잎이 무성하여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잎이나 가지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은 잘라주어 그쪽으로 가는 영양분을 꽃이나 열매 맺는데 쓰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벼나 옥수수 같은 외떡잎식물은 순지르기를 할 필요가 없지만, 콩이나 고추, 토마토, 가지 등 쌍떡잎식물은 가지 사이에서 새순을 틔우는데 작물이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이 새순을 잘라주어야 꽃이나 열매가 잘 맺힙니다.

 

 

참고로 순지르기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입니다.

원줄기는 떡잎에서부터 올라와 계속 위로 자라는 줄기를 말합니다.

곁순은 원줄기와 잎 마디마디 사이에서 나오는 새순으로 이 곁순을 따주는 것을 곁순 지르기, 곁순제거라고 합니다. 

아들줄기는 원줄기 마디에서 나온 곁순이 자라난 줄기를 말합니다.

손자줄기는 아들 줄기 마디에서 나온 곁순이 자라난 줄기를 말합니다.

적심이란 원줄기를 자르는 것, 순지르기, 순자르기라고도 합니다.

 

작물별 순지르기 하는 방법

가지치기와 순지르기의 요령은 작물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작물이 충분히 광합성을 할 만큼 자라고 나서 불필요해 보이는 가지와 새순을 잘라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오이

오이 순지르는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어미순(줄기)만 키우는 방법, 두번째는 어미순과 아들순을 함께 키우는 방법입니다.

순지르는 시기는 모종을 심은 지 3주가 경과하면 잎이 6~7장 정도 나오는데 이때가 그 시기입니다.

 

어미순만 키우려면 어미순을 제외한 모든 곁순(아들순)들과 열매, 덩굴손 등을 모두 제거하면 됩니다. 이때 어미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 일곱 번째 마디부터 아들 줄기는 기르되 두 마디를 남기고 세 번째 마디에서 순지르기를 하여 더 자라지 않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면 각 아들 줄기마다 두 개씩 열매가 달리게 됩니다.

 

원줄기와 아들 줄기 하나를 기르는 방법은 어미줄기의 다섯 번째 마디까지 나오는 곁순, 덩굴손, 열매를 모두 제거하고 여섯 번째 아들 줄기를 기른 방법입니다. 이후 어미 줄기에서 일곱 번째 마디부터 나오는 아들 줄기는 어미 줄기만 키우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2마디만 남기고 제거를 해 줍니다. 이렇게 해서 어미 줄기에서 나오는 아들 줄기의 오이와 여섯 번째 아들 줄기가 자라면서 각 마디에서 나오는 손자 줄기의 오이를 키웁니다..

 

백다다기 오이

호박 순지르기와 동일하게 오이 잎 다섯 마디 아래의 오이곁순 또는 오이꽃을 모두 제거해 주되 오이잎 또한 자르지 말고 나중에 시들면 한 잎씩 따주며 키우면 됩니다. 오이잎이 5~7마디로 자랐을 때 순지르기를 시작합니다.

 

조선오이

조선오이는 아들줄기, 손자줄기에서 열매가 잘 열립니다. 백다다기와 동일하게 잎이 7장 정도 나왔을 때 순지르기를 하는데 이때 다른 점은 원줄기를 잘라 준다는 것입니다. 1, 2번째 아들줄기도 잘라주고 나머지 아들줄기를 키웁니다. 아들줄기와 손자줄기가 원줄기보다 열매가 많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이후 곁순지르기를 하지 않고 키웁니다. 9월 중순까지도 열매를 달아줍니다.

 

참외

참외는 손자순에서 열매가 잘 맺히는 작물입니다. 

참외는 본잎이 6장 정도 나왔을 때 원줄기를 적심 합니다. 원줄기 아래부터 1,2번째 곁순을 제거하고 3,4,5번째 곁순에서 나오는 아들줄기로 키웁니다. 아들줄기를 3~4개 키우며 아들줄기에서 나온 곁순 1~4번까지는 잘라내고 나머지 5~8번 곁순을 키우고 8번째 잎이 나오면 각각의 아들줄기도 순지르기를 해 줍니다. 아들 줄기의 곁순 즉 손자줄기만 3개를 키우는 것입니다.

손자줄기의 1~3번째 곁순은 제거하고 3번째 위의 4번째 이상의 곁순에서 참외가 달리며 참외 열매 위에 잎 3장만 남기고 손자줄기도 순지르기를 하며 곁순이 나오거나 꽃이 피면 바로 제거합니다.

참외는 아들줄기가 아닌 손자줄기에서 열매가 달리는데 간혹 아들줄기에서 암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땐 아들줄기에 달린 열매는 바로 제거해 줍니다. 자라지도 않고 시들어 곪게 됩니다.

참외는 오이와 달리 원줄기와 아들줄기에는 대부분 수꽃만 피고 암꽃은 손자줄기에 핍니다. 암꽃에서 참외가 열리니 결국 참외는 손자줄기에서만 달리는 셈입니다.

 

수박

수박은 아들순에서 열매가 잘 맺히는 작물입니다.

수박잎이 6장 정도 나오면 원줄기를 자르고, 아들 줄기 중에서 생육이 왕성한 2개 정도만 남기며 아들 줄기의 15~20마디의 수박꽃에 수박을 달리게 합니다. 아들줄기 하나에 수박 1개를 키우니 수박 모종 하나에 수박 2개를 수확하게 됩니다. 요즘은 벌이나 나비에 의한 자연 수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인공수분을 해주는 것이 안전하다고 합니다. 인공수분은 꽃이 피는 날 오전 9시 이전에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들줄기에 수박이 달리면 수박잎 개수를 확보하기 위해 손자줄기가 나와도 순지르기를 하지 않는데, 잎을 제외한 열매와 꽃은 따내야 합니다. 수박 한 개를 맛나게 만들기 위해서는 수박잎이 50개 정도 필요합니다. 수박은 꽃이 피고 난 이후 45~50일 이후에 수확을 합니다

 

옥수수

옥수수 곁순은 옥수수 밑동 부분에서 올라오며 원줄기는 가운데 자리 잡고, 굵고 튼실하데 비해 곁가지는 가늘고 옆으로 비스듬히 자랍니다. 굵고 튼실한 원줄기만 남기고 나머지 곁순은 제거해 줍니다. 옥수수의 곁순 제거 시기는 옥수수 잎이 7~8장 정도 나왔을 때 1차 추비와 함께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곁순을 제거하는 이유는 통풍을 원활하게 하고 영양분의 손실을 줄여 옥수수 열매를 충실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농촌진흥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곁순 제거에 따른 수확량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합니다.

 

호박

호박을 재배하는 방법은 어미덩굴만 기르는 방법, 어미덩굴과 아들덩쿨 각 한개씩 키우는 방법, 아들덩쿨 2개 또는 3개를 키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미덩쿨만 키울 때는 어미순을 제외한 모든 순을 다 잘라내는 방법입니다.

어미순과 아들순 각 한 개씩 키우려고 할 때는 어미순과 아들 순 하나를 남기고 모두 잘라내는 방법입니다.

아들순만 2~3개를 키울 때는 잎이 6장 정도 나왔을 때 어미순을 적심하고 5개의 아들 순 중에서 2~3개를 선택해서 키우면 되는데 통상 3번째와 4번째 아들순을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아들순을 유인할 때는 세력이 가장 좋은 곁순을 유인하면 됩니다.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키우던지 5번째 마디까지 달리는 열매와 꽃은 제거를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의하면 수확량이 많은 순서가 아들덩굴 2개, 아들덩굴과 어미덩굴 1개, 어미덩굴만, 방임의 순이라고 합니다.

 

콩은 촘촘히 심었거나 거름을 많이 주었거나 거름이 많은 땅에 심은 경우, 장마철에 비가 많이 와서 웃자랐을 때, 생육이 왕성할 때 순지르기를 해주며, 생육이 불량시에는 순지르기를 하면 수확량이 감소합니다.

 

1차 순지르기는 본잎이 5~7매 정도 나왔을 때 개화기 이전에 5매를 남기고 생장점(맨위의 꼭지점)을 잘라줍니다.

2차 순지르기는 4개 정도의 줄기가 나왔을 때 각 줄기의 생장점을 잘라주는데 순지르기를 하는 이유는 콩의 웃자람을 방지하고 장마철에 콩줄기가 쓰러지는 것을 방지, 콩줄기의 가짓수를 늘려 수확량을 많게 하기 위함입니다.

 

토마토

첫 화방 결실될 때, 즉 토마토의 첫 열매가 달리면 곁순 지르기를 합니다. 첫 꽃이 열매가 되지 않을 땐 곁순 지르기를 늦춥니다. 원줄기를 중심으로 다른 곁순을 모두 제거합니다. 토마토 곁순지르기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육전반에 걸쳐 계속해 주어야 합니다.

토마토의 곁순은 원줄기와 잎 사이 겨드랑이 부분에서 돋아납니다.

토마토 잎과 줄기 마디에서 자라는 곁순을 잘라냅니다.

 

토마토 적심

화방에 달린 토마토 꽃이 핀 위로 토마토 잎 2~3장이 나오면 다시 화방이 달리고 토마토 꽃이 핍니다.

일반 찰토마토는 4~5번째 화방이 달리면 화방 위의 토마토 잎 2장을 남기고 원줄기를 잘라 줍니다.

방울토마토는 7번째 화방이 달리면 원줄기를 적심 하는데 역시 화방 위의 잎 2장은 남깁니다.

토마토 적심을 하면 토마토 줄기는 더 이상 자라지 않고 토마토를 익게 하는데 열중하게 됩니다.

 

 

가지

가지의 곁순 제거는 첫 번째 열매(방아다리)가 맺히고 난 뒤에 열매 아래의 모든 곁가지를 제거하고 방아다리 열매(꽃)도 제거를 해 줍니다. 

 

고추

1. 방아다리에 달린 고추를 따냅니다.

2. 방아다리 아래의 고춧잎과 줄기 사이에 나온 곁순을 제거합니다.

 

방아다리란? 고추 줄기가 Y자로 갈라지는 곳에서 꽃이 피고 고추가 달리는데 이 Y자를 방아다리라고 합니다.

맨 처음 고추 줄기가 2~3개로 갈라지는 곳을 "1차 분지"라 하고, 이곳에 달린 고추를 "방아다리"라고 합니다.

이 방아다리를 제거해 주고, 방아다리 아래의 곁가지를 제거해 줍니다. 이때 고춧잎도 한 번에 흩듯이 모두 제거해 주어도 됩니다. 고춧잎은 장마가 오기 전에 제거를 반드시 해주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장맛비에 흙물이 튀어 병원균이 튀어 병원균이 고춧잎에 묻어 병해가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아다리 위에서 다시 Y자로 갈라지는 "2차 분지"에서 꽃이 피면 여기서부터 달리는 고추를 키우면 됩니다.

 

감자

씨감자를 심으면 하나의 씨감자에서 감자싹이 3~4개씩 올라옵니다. 이때 감자싹 길이가 약 10cm에서 20cm 정도 자랄 때 순지르기를 합니다. 감자싹 중에서 제일 튼실한 놈 2~3개 정도 남겨두고 나머진 가위로 감자싹 밑동 쪽 흙 속 부분까지 잘라줍니다. 그렇지 않으면 감자싹이 다시 올라옵니다.

 

 

넝쿨성 식물인 오이, 참외, 호박, 수박 등은 새순지르기를 잘 해주어야 열매를 튼실하게 맺습니다.

새순지르기를 해 주지 않으면 넝쿨만 한없이 뻗고 열매를 제대로 맺지도 않고, 맺어도 잘 크질 않습니다.

한 번 가지를 쳐주고 순을 잘라주는 작업은 풀메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름 다섯 번 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명심하고 가지치기와 순지르기를 해 주어야 원하는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