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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토종씨앗 채종하는 방법(3)-씨앗 특성별 채종 방법

토종군인농부 2024. 11. 7. 05:52

작물은 종류에 따라서 형태적, 생태적, 유전적으로 그 특성이 각각 다릅니다. 이 외에도 많은 특성을 갖고 있지만 이 세가지 특성이 채종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채종을 생각하기 전에 채종하고자 하는 작물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한 후에 그 작물에 맞는 방법으로 채종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1. 형태적 특성

좋은 종자를 채종하기 위해서는 작물의 꽃가루받이와 관련된 형태상의 구조가 어떠한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 성(性)의 형(型)

채종하고자 하는 작물이 암꽃과 수꽃이 같은 그루에서 피는 자웅동주(雌雄同株)인지 아니면 다른 그루에서 피는 자웅이주(雌雄異株)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또는 암술과 수술이 한 꽃에 있는 자웅동화(雌雄同花)인지 아니면 다른 꽃에서 따로따로피는 자웅이화(雌雄異花)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아스파라거스나 시금치 같은 자웅이주 식물들은 암그루와 수그루를 함께 심어놓으면 쉽게 수분과 결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디마다 열리는 마디성 오이의 경우에는 암그루와 수그루를 함께 심어야 결실이 가능합니다.

가지, 토마토나 고추처럼 암술, 수술이 한 꽃에 있는 자웅동화 식물인 경우에는 한 품종만 격리하여 심어두어도 자가수분이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박과 채소처럼 암꽃과 수꽃이 한 개체 안에서 따로 피는 식물은 암꽃이 피기 전에 끝을 막고 인공으로 같은 그루 수꽃의 화분을 암꽃의 주두에 묻혀주면 벌이나 나비 등 곤충에 의한 다른 품종과의 잡종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나. 꽃의 형(型)

꽃의 모양, 크기, 꽃이 달리는 부위 등에 따라서 가루받이가 되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꽃의 형에 따라서 채종하는 방법도 달라지게 되고 꽃의 형에 따라 채종하는 방법도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즉 호박꽃처럼 꽃이 크고 모양도 벌어져 있으며 암꽃과 수꽃의 구별도 쉽고 암술과 수술을 잘 알아볼 수 있는 것은 가느다란 철사나 클립으로도 곤충에 의한 충매로 잡종이 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박과라도 오이나 참외 등은 꽃이 작아 인공으로 교배하기 전후에 봉지를 씌워야 합니다.

옥수수는 수꽃이 꼭대기에 따로 달리기 때문에 바람에 꽃가루가 날려 아래에 달린 옥수수 수염에 수분이 되므로 자가채종으로 같은 품종을 유지하고 싶다면 다른 품종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격리해 심거나 가루받이 전후, 옥수수 수염이 나오기 전에 그 위에 봉지를 씌워야 합니다.

마디성인 오이는 줄기 제일 아래에 맨 먼저 피는 2~3개의 수꽃을 이용하여 윗부분에 피는 암꽃과 교배하여야 같은 품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2. 생리적 특성

채종에 필요한 작물의 생리적 특성으로 꽃가루받이 방식 즉 작물의 수정형(授精型)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 자가수분 작물

토마토, 가지, 고추나 콩, 벼, 보리와 같은 작물들은 제 꽃가루받이로 수정을 하여 씨를 맺는데 이러한 작물을 자가수분 작물이라고 합니다.  자가수분 작물들은 낮은 비율이지만 자연상태에서도 타가수분이 이루어 집니다.

예를들면 두 가지 품종을 나란히 심어서 채종을 하는 경우 벼, 보리, 콩 등은 1%이내, 상추는 1~5%, 토마토는 2~5%, 피망과 고추 등은 9~38%, 오크라의 경우는 4~18%의 타가수분이 이루어 집니다.

그러므로 자가수분 작물에 봉투를 씌우지 않더라도 약간 거리를 두고 떨어뜨려 키워서 채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 타가수분 작물

시금치와 같이 암그루와 수그루가 다른 식물은 당연히 타가수분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옥수수, 오이, 호박, 수박, 참외, 여주와 같이 암수가 한 그루이면서 암수 꽃이 따로 피는 경우나

무, 배추, 양배추와 같은 십자화과 작물은 같은 꽃 안에 암술과 수술이 모두 있는 양전화(兩全花)임에도 타가수분(정)을 주로 합니다.

이러한 작물은 될 수 있으면 많은 개체를 한 집단으로 묶어 다른 품종과 격리 재배한 다음 채종하여야 합니다.

 

 

타가수분 작물은 잡종방지를 위해 특히 주의를 요합니다.

 

  (1) 잡종 방지 채종

타가수분 작물이나 같은 꽃 안에 암술, 수술이 있음에도 타가수정을 하는 양전화 작물들의 순수한 종자를 채종하려면 격리재배를 해야 합니다.

화기조절, 봉지나 망 씌우기, 망실 이용 등 곤충이나 바람 등에 의한 타 품종과의 교잡 방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 같은 종(種) 내의 상호 교잡이 용이한 종을 근처에서 재배하면서 채종을 하는 경우에는 주의를 요합니다.

여컨데 양배추 채종포 바로 옆에 꽃양배추가 있어 꽃이 같은 시기에 필 경우에도 타가수분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가) 격리재배

          2가지 이상의 품종을 충분히 떨어뜨려 심으면 곤충이나 바람에 의한 품종 간의 교잡을 피할 수 있습니다.

격리 거리는 작물의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있고, 지형이나 환경조건, 풍향, 곤충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평탄한 곳이면 더 멀리 떨어뜨려야겠지만 바람이나 곤충이 날아오기가 다소 어려운 구릉이 있는 곳, 건물이나 생울타리나 키 큰 나무가 있는 곳은 가까워도 별로 문제가 안 될 것입니다.

꿀벌의 행동반경이 4km로 알려져 있으므로 특히 근처에 꿀벌을 치는 사람이 있으면 격리 거리는 더욱 멀어져야 합니다.

 

   (나) 시간차 격리

         품종 간에 꽃이 피는 시기를 다르게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한 식물체가 동시에 개화를 하거나 개화 기간이 짧은 작물에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들면 옥수수는 보통 500m 정도 격리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조생종, 중생종과 만생종은 가까이 심어도 각각의 개화기간이 달라 상호 교집되기 쉽지 않으므로 순수한 종자를 채종할 수 있습니다. 또 파종시기를 서로 달리하여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 봉지 씌우기

         타가수분을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꽃에 봉지를 씌우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한 번의 인공교배로 많은 종자를 채종할 수 있는 호박, 오이, 참외, 수박 같은 박과 작물과 암꽃과 수꽃이 한 꽃 속에 들어있는 양전화 작물에 좋습니다. 타가수분을 주로 하는 배추, 양배추, 무, 갓 등 십자화과 채소나 고추와 같이 제꽃가루받이를 주로 하면서도 타가수정율이 높은 작물도 봉지를 씌워야 순수한 종자를 채종할 수 있습니다. 텃밭농사를 지어서 적은 양을 채종하는 경우라면 박과 작물은 봉지 씌우기가 좋고, 십자화과 채소는 망씌우기가 좋습니다. 봉지를 씌우는 시기나 방법은 작물이나 꽃의 형태에 따라 다릅니다. 봉지는 통풍이 가능하고 온도가 너무 높아지기 않게 하기 위해 폴리에틸렌이나 비닐이 아닌 파라핀 종이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라) 망 씌우기

         장기간 꽃을 피우는 작물, 예를들면 고추나 배추, 무 등의 십자화과 채소는 순수한 종자를 채종하기 위해 한 그루 전체를 망으로 씌우거나 망으로 터널을 만들어 한 품종 전체를 덮어 줍니다. 또는 망실을 만들어 그 안에서 인공교배를 하면 곤충에 의한 잡종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품종을 같은 곳에 심지 않았다면 굳이 망을 씌우지 않아도 됩니다.

바로 주위에 다른 품종들이 심겨져 있을 경우에는 채종하지 않을 품종을 망으로 씌워서 채종할 품종과 섞이지 않게 하면 됩니다. 여러 품종을 모두 채종하고자 한다면 꽃이 먼저 피는 품종만 빼고 모두 망을 씌웠다가 먼저 핀 꽃이 만개한 후에 수분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판단될 때 그 품종에 망을 씌웁니다. 아니면 다른 품종에 망을 씌웠다가 꽃이 많이 피면 망을 벗겨서 먼저 수분을 시킨 후 다시 망을 씌워도 됩니다.

 

3. 유전적인 특성

  가. 불화합성(不和合性)

생식세포, 기관 및 기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꽃가루가 암술 머리에 닿아 수분이 되어도 수정이 되지 않는 현상을 불화합성이라고 합니다.

같은 식물체나 같은 꽃 안의 암술과 수술사이의 불화합을 자가불화합(自家不和合)이라고 하며, 다른 식물체 사이의 불화합을 타가불화합(他家不和合)이라고 합니다.

불화합의 원인은 수정을 저해하는 이반인자(異反因子)의 작용에 기인하는 것으로 배주(암꽃술에 있는 것으로 수정후 자라서 씨앗이 됨) 속에서 꽃가루통의 신장을 억제하는 물질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제꽃가루받이에 의해 후대가 열세해지는 현상을 막고 자기가 갖고 있지않은 좋은 유전인자를 타가로부터 받아들여 더 낳은 후대를 만들기 위한 신의 섭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자가불화합성을 갖는 대표적인 작물이 배추과 식물입니다. 그러므로 배추를 채종할 때는 여러개체의 배추를 함께 심어서 곤충의 힘을 빌어 타가수분시켜 채종을 해야 합니다. 

자가불화합성은 육종에 유용하게 이용되는데 자가불화합성인 개체를 꽃봉우리 수분 방법으로 증식시켜서 자가불화합군을 육성하여 두 품종 간이나 계통 사이의 F1종자를 자연교잡으로 대량생산하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나. 웅성불임성(雄性不姙性)

유전적으로 꽃가루가 전혀 없거나 극히 적거나, 수술의 발육이 불완전하거나 퇴화하여 기형 또는 불구가 되어 있거나, 꽃가루주머니의 포피가 단단하여 파열이 되지 않아 수분이 안되는 현상을 웅성불임이라고 합니다.

웅성불임성인 개체는 양파를 비롯한 여러가지 채소에서 F1 품종 육종과 종자 생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4. 수명에 따른 채종방법

가. 1년생

일반적으로 당년에 종자가 발아하여 자라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종자를 생산하고 죽는 식물을 1년생이라고 합니다. 그 생육 기간은 평균 6개월 정도이므로 1년생은 한 해의 절반은 땅에 뿌리를 박고 살며 또 그 반은 종자의 상태로 살라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봄을 기다리거나 발아하기에 적당한 환경을 기다리게 됩니다. 

보통 1년생은 봄에 파종하여 여름에 결실하고 가을이면 고사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고추나 토마토는 온대지방이나 한대지방에서는 기후관계로 추운 겨울을 나지 못해 1년생 취급을 받지만 겨울에도 따뜻한 열대나 아열대지방에서는 다년생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온실 내에서 자란 토마토나 고추는 여러해를 살아서 많은 양의 토마토나 고추가 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하튼 1년생 작물은 제철에 맞게 파종을 하여 그해, 제때에 채종을 해야만 합니다.

 

나. 2년생

2년생이라고 하는 것은 따뜻한 계절에 영양생장을 하고 추운 겨울에는 느린 생장속도의 영양체로 살아남아 있다가 다음 해에 따뜻한 봄이 오면 개화를 하여 결실한 후 고사하는 식물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가을보리, 가을밀 등 추파 맥류, 배추, 시금치, 근대 등 많은 종류의 잎채소류와 무, 순무 등의 근채류가 이에 속합니다.

꽃눈이 분화되고 출수하거나(이삭이 패거나), 추대하는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낮의 길이와 관련이 있는 위도와 온도의 변화 등이 가장 큰 요인 입니다. 가을 보리, 가을 밀을 비롯한 추파 맥류는 가을에 파종하여 일정한 기간 8℃ 이하의 저온을 지나서 낮이 긴 조건하에서 이삭이 패고 열매를 맺습니다.

2년생이라고 한 것은 한냉지대에서 월동을 하므로 달력상으로 해를 넘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러나 이들 2년생 작물은 어린 묘라도 생육기간 중 일정 기간 저온을 지나면 겨울을 지난 것으로 알고 꽃대가 올라와 개화 결실하게 되므로 1년생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무의 경우 발아기부터 저온에 감응하는데 어린 묘가 12~3℃ 이하의 저온에 처하면 꽃눈이 분화를 합니다. 그러나 분화에 필요한 저온의 기간은 품종에 따라서 그 차이가 큽니다. 일반적으로 봄무는 그 기간이 길고 여름무나 가을무는 그 기간이 짧습니다. 무와 순무의 어린 식물은 4℃에서 15일 동안 두었을 때 개화가 촉진되었으며 성숙한 식물체인 경우는 40일간 두어도 감응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배추, 셀러리, 당근 등도 저온에 감응하는데 이들은 식물체의 크기에 관계없이 11~12℃에 처하면 얼마 후에 꽃눈이 생겨 장일(長日) 고온에서 종이 올라오는 것이 촉진됩니다. 양배추, 꽃양배추 등 양배추 종류의 양파, 파, 우엉 등은 큰 식물체의 저온 감응효과가 큽니다. 양배추는 꽃눈이 생기려면 저온기간을 필수적으로 지나야 하는데 가을에 결구한 포기를 15.5~21℃의 온실에 옮겨서 2년간 가꾸는 동안 꽃은 피지않고 6번 결구를 계속하였으며 이것을 다시 10~15℃의 냉실에 옮겼더니 곧 종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2년생 작물은 대부분 종자를 가을에 파종하고 생육도중 가장 전형적인 개체를 선발하여 늦은 가을에 굴취해서 저장해 둡니다. 그리고 다음해 봄에 다시 심어서 개화 결실된 종자를 받으면 됩니다. 그러나 작물에 따라서는 이른 봄 기온이 낮을 때 파종하여 여름에 채종하기도 합니다.

당근이나 양파, 셀러리 등은 봄에 심으면 채종기간을 반으로 단축시킬 수도 있습니다.

 

다. 다년생 작물

다년생 작물은 번거롭게 해마다 파종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를들면 미나리, 딸기, 아스파라거스, 부추, 돌나물, 연근 등은 한번 심어 놓으면 몇 년 동안 같은 장소에서 계속 수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다년생 작물은 1~2년생 작물과는 달리 주로 영양번식을 하는 것들이 많아서 유전적인 변이에 따른 채종상의 어려움도 적습니다.

고구마, 감자, 토란 등과 같은 열대 또는 난대지방이 원산지인 다년생 작물은 해마다 굴취하여 월동 후 봄에 다시 심어야 합니다.

고추와 토마토 같은 경우는 원산지가 열대아메리카인 다년생 작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의 기온이 낮아서 1년생 작물로 취급을 합니다.

다년생 작물도 뿌리채소, 열매채소, 잎채소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뿌리채소라고 하는 것은 편의상 먹는 부위가 땅 속에 있는 작물을 말하는 것으로 감자, 연근이나 생강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식물학 상으로는 덩이줄기(괴경, 塊莖)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심어온 다년생 작물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뿌리채소 : 감자, 고구마, 마, 생강, 양하, 토란, 연근, 더덕, 도라지, 산마늘, 고추냉이, 달래

-열매채소 : 딸기, 나무딸기

-잎채소 : 미나리, 돌나물, 부추, 원추리, 아스파라거스, 쪽파 등 다년생 작물은 주로 영양체로 번식하는 것이 많지만 더덕, 도라지, 산마늘, 고추냉이, 부추, 원추리, 아스파라거스 등은 종자로도 번식이 가능하며 생육이 좋은 것을 골라서 별도로 채종을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