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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장/기타

무비료 텃밭농사-모종 만들기

by 토종군인농부 2025. 5. 24.

상토 만들기

상토는 모종을 만들 때 모종 포트에 넣는 흙을 말합니다.

모종을 키울 때 밭에서 퍼 온 흙만 사용하면 제대로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밭에 있는 흙에는 유기물이나 부식이 적은 데다 물을 주면서 미네랄이 많이 흘러 딱딱해졌기 때문입니다.

흙이 돌처럼 단단해지면 이제 막 뿌리가 난 어린 모종은 뿌리를 제대로 뻗지 못하고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려면 모종을 키울 때 밭에 있던 흙에 몇 가지 재료를 더 섞어 줍니다.

 

 

먼저 밭의 흙(50%)을 준비하고 여기에 피트모스 또는 마른 잎이 들어간 부엽토(20%)를 넣어 미네랄을 보충합니다.

물을 줄 때 미네랄이 빠져나갈 것을 감안해 미네랄이 풍부한 재료를 넣어 줍니다.

밭의 흙 대신 미리 만들어둔 잡초 퇴비를 사용하면 더 좋습니다.

피트모스는 마른 잎, 쌀겨, 깻묵에 물을 섞어 호기 발효로 3개월 정도 숙성시켜 만들 수 있습니다.

모종에 주는 물은 미네랄이 풍부한 빗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흙에 생기가 돕니다. 

수돗물과 빗물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릅니다.

지하수를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빗물이나 지하수를 주면 미네랄이 빠져나가도 다시 자연스럽게 보충이 됩니다. 

여기에 적옥토(20%)를 섞어줍니다.

적옥토는 보수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흙 보다 입자가 굵기 때문에 호기성 세균이 번식하기 좋습니다.

적옥토는 화산재가 쌓여 생긴 붉은 흙으로 이를 건조시킨 것을 말합니다.

적옥토 대신 마사토를 사용해도 됩니다.

비슷한 목적으로 버미큘라이트(질석, 5%)를 넣어 줍니다.

이 또한 빈틈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지만, 적옥토와는 반대로 배수성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버미큘라이트는 흙에 들러붙지 않아 빈틈이 생기므로 입단화한 토양과 비슷해 보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왕겨숯(5%)을 넣어 줍니다.

피트모스와 왕겨숯 또는 초목회(나무 태운 재)는 한 세트로 생각하면 됩니다.

피트모스는 산성이고 숯은 알칼리성이므로 산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상토를 만들고 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사용을 합니다.

곧바로 모종 포트에 담고 씨앗을 뿌려도 됩니다.

 

간이 양열온상

양열온상이란 봄철에 열을 이용해 모종의 발아 및 육성을 촉진하는 온상으로, 마른 잎이나 짚을 여러 겹으로 쌓은 다음 발로 밟아 만듭니다.

보통 비닐하우스 안에 만들어 발효열로 온도를 올리고, 그 위에 모종을 늘어놓습니다.

밭에도 이러한 양열온상을 간이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간이 양열온상은 나중에 흙을 섞어 부영양 상태의 흙으로도 만들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일반적인 양열온상의 내부 온도는 60℃까지 올라가지만, 이 간이 온상은 발효에 성공해도 최고 온도가 40℃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모종을 보온하기에는 충분한 온도입니다. 

 

 

양열온상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먼저 구덩이를 40~50cm 깊이로 팝니다.

그 안에 마른 잎을 먼저 넣고, 짚과 녹색채소 찌꺼기, 쌀겨, 깻묵을 순서대로 넣어 줍니다.

이것이 한 층이며 간이 온상은 이 층을 다섯 개 이상 겹쳐서 만듭니다.

한 층을 완성할 때마다 물을 뿌립니다.

발로 밟았을 때 물이 스며 나올 정도로 물을 넉넉히 부어야 합니다.

물을 부은 뒤에 발로 충분히 밟아 줍니다.

다 밟고 나면 다시 같은 과정을 반복합니다.

온상의 크기나 재료의 양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5~10번 정도 반복을 합니다.

다 쌓고 나면 마지막으로 마른 잎을 덮어줍니다.

원래는 닭똥을 사용하지만, 무비료 재배에서는 동물 배설물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녹색 채소 찌꺼기와 깻묵을 넣습니다.

단, 녹색 채소가 들어가면 날파리가 생기므로 너무 많이 넣지는 않도록 합니다.

날파리가 신경 쓰이면 굳이 넣지 않아도 됩니다.

발효가 시작될 때까지 며칠에서 열흘 정도 걸립니다.

온도계를 꽂았을 때 30℃를 넘으면 성공입니다.

만약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차가운 땅 위에 놓는 것보다는 훨씬 따뜻하므로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모종이 담긴 트레이를 나란히 놓고 비닐 터널을 만들어 줍니다.

가스가 발생하므로 비닐 터널에 구멍을 뚫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는 비닐 터널의 내부 온도가 40℃까지 올라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잠시 환기를 시켜 온도를 낮추어 줍니다.

양열온상은 밤에 따뜻한 온도를 측정했을 때 실온이 20℃를 밑돌지 않으면 충분합니다.

 

모종 만들기

지름이 10.5cm인 모종 포트에 상토를 담아줍니다.

흙이 포트 속을 거의 다 채울 정도로 가득 담아줍니다.

흙을 적게 담으면 떡잎이 나올 때까지는 편하지만, 본 잎이 나올 때쯤 줄기가 너무 높이 자라 뿌리와 균형이 맞지 않습니다.

이러한 모종을 도장묘라고 합니다.

따라서 상토를 담을 때는 도장묘가 되지 않도록 흙을 최대한 가득 담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뿌리면 흙이 어느 정도 밑으로 가라앉으므로 넘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작은 모종 포트가 잔뜩 연결되어 있는 판도 있지만, 이 제품을 사용하려면 모종을 다시 옮겨 심어야 합니다.

모종을 옮겨 심으면 아무리 조심해도 뿌리가 약해지므로 무비료 재배를 할 때에는 이 방법은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상토를 포트에 담았으면 이제 물을 뿌려 흙을 적셔 줍니다.

살짝 촉촉해지는 정도만 뿌려도 됩니다.

실수로 많이 뿌렸다면 물이 어느정도 빠져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음 작업으로 넘어갑니다.

모종 포트에 흙을 담은 뒤 가운데 부분을 움푹하게 팝니다.

이때 손가락으로 누르듯이 깊게 구멍을 뚫으면 싹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살짝만 팝니다.

씨앗 중에는 발아할 때 빛이 필요한 호광성 종자가 많으므로 얕게 파는 것이 좋습니다.

구멍을 뚫으면서 씨앗을 한 알씩 넣습니다.

씨앗을 두세 알 넣고 싹이 나온 뒤에 솎아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솎아내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므로 한 알만 넣는 게 좋습니다.

한 알만 심은 작물이 싹이 나오지 않더라도 다시 심으면 되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씨앗을 다 넣고 흙으로 살짝 덮어줍니다.

이 작업은 조심스럽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흙을 다 덮으면 이번에는 위에서 세게 눌러 바닥이 조금 들어가게 합니다.

이렇게 해야 씨앗이 흙과 잘 밀착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씨앗에는 물을 흡수하기 위한 털이나 깍지, 꽃잎, 꽃받침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젖으면서 씨앗을 감싸는데, 보관용 씨앗은 이런 것을 미리 제거해 버리므로 자신을 감쌀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흙과 밀착하지 않으면 수분을 공급받지 못합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이제 모종 포트를 트레이에 나란히 담아, 양열온상에 놓고 비닐 터널을 씌워 온도가 떨어지지 않게 합니다.

물은 흙이 마르지 않도록 매일 줍니다.

양열온상을 만들지 않았다면 모종 밑에 짚을 깔아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