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의 역할
토양과 식물의 관계를 살펴보려면 토양 미생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미생물이란 매우 작은 생물이라는 뜻으로, 단지 박테리아 같은 세균만을 가리키지는 않습니다.
작은 토양 동물이나 곰팡이도 미생물의 일종입니다.
미생물의 입장에서 보면 유기물은 매우 큰 물질이므로 일반적으로는 곧바로 분해하지 못합니다.
먼저 벌레 같은 큰 동물이 유기물을 먹은 다음, 이를 배설물로 배출하면 그다음 세균류가 이를 분해합니다.
또는 미생물 중에서도 사상균이라 불리는 버섯이나 곰팡이류가 유기물을 분해합니다.
그 과정을 거쳐 작아진 것을 다시 세균이 분해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미생물을 부생 미생물이라고 합니다.
자연상태에서 흙 위에 떨어진 풀은 서서히 말라 가면서 분해가 이루어지는데, 이때 고초균의 강력한 분해력이 작용합니다.
고초균은 살아있는 식물에도 존재를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분해 작용을 하지 않다가 낙엽수나 식물의 뿌리가 말라 활동을 멈췄을 때 유기물을 분해합니다.
토양에 있는 고초균을 늘리면 유기물이 빠르게 분해되므로 고초균이 쉽게 늘어나도록 토양의 상태를 수분량 20% 이상, 온도 20~50℃로 관리하면 분해 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흙 속에서 유기물을 빠르게 분해시켜 부식이 많고 입단화한 흙을 만들고 싶다면, 흙 속에 마른 잎을 넣고 물을 뿌린 다음, 온도가 올라가도록 쌀겨 같은 것을 넣어줍니다. 그러면 쌀겨의 효모균과 유산균이 발효를 일으켜 온도가 상승합니다.
이것이 무비료 재배에서 흙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사상균은 잎뿐만 아니라 나뭇가지 같은 목질류도 분해할 수 있을 만큼 분해력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잎이나 가지가 섞인 유기물에 물과 쌀겨를 섞어 따뜻한 곳에 두면 처음에는 사상균이 나타나 나뭇가지 같은 목질류를 분해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 사상균은 살아 있는 식물과 말라죽은 식물을 구분하지 않으므로 식물 뿌리까지 분해해 버려 질병을 일으키거나 말라죽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흙과 마른 잎, 쌀겨, 물을 사용해 유기물의 분해 속도를 올려 퇴비를 만들 경우에는 사상균이 증가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상균이 늘어나고 있는 흙을 그대로 밭에 섞으면 식물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밭 가장자리에서 퇴비를 만든 다음 사상균이 사라진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생물의 또 다른 역할
미생물 중에는 유기물을 분해하는 것 외에도 식물과 공생 관계를 이루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공생 미생물' 또는 '기생 미생물'이라 부릅니다.
공생 미생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균근균인데, 균근균은 식물 뿌리에 공생하면서 토양에 존재하는 인 같은 원소를 식물에 전달하는 대신, 식물 뿌리의 노폐물이나 뿌리에서 내보내는 당을 먹고 살아갑니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콩과 식물의 뿌리에 기생하면서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식물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대신 식물이 광합성으로 만든 탄소화합물을 얻어 살아갑니다.
식물과 공생하는 균의 수는 상당히 많습니다.
균근균의 일종인 VA(Vesicular Arbuscular) 균근균만 하더라도 약 150종이 있으며, 식물에 따라 그 종류가 다릅니다. 즉 식물이 다양해지면 미생물 종류도 다양해지는 것입니다.
이 같은 균들을 '식물내생생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식물내생생물은 식물을 자라게 할 뿐만 아니라 식물을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이 미생물을 늘리는 것이 곧 식물의 건강을 지키는 것입니다.
미생물을 늘리려면 식물이 충분히 광합성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농약을 사용해 미생물을 죽이지 말아야 하며, 흙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게 해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자외선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해 주고, 토양을 약산성-약알칼리성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그네슘이 고갈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개량한 토양의 산도를 유지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식물의 잎 표면에는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 또한 식물내생생물의 일종으로 식물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벌레가 잎을 함부로 먹지 못하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잎 표면에 서식하는 미생물은 벌레가 잎을 갉아먹으면 독성 물질을 방출하며, 다른 잎에 경계 신호를 보내기도 합니다.
인간이 유산균 같은 세균과 공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작물도 미생물과 공생을 합니다.
미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은 무비료 재배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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