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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작물 알아보기/채소류(배추,무우,고추,오이,상추,들깨 등)

김장 무 재배방법

by 토종농부 2024. 9. 6.

무는 채소 중에서도 음식에 쓰임새가 무척 많아서 배추와 더불어서 가장 많이 먹고 많이 키우는 채소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만큼 무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우리나라 생태에 적응하여 우리 입맛에 맞는 먹거리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의 원산지는 대체로 지중해의 동쪽 연안과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동으로 넘어와서 중국에서도 재배 역사가 가장 오래된 채소 중의 하나로 기원전 10~6세기의 고서인 시경(詩經)에 무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배추보다 천 년 정도 빠른 통일신라시대에 중국을 통해 처음 들어왔으리라고 추정을 합니다.

 

이렇듯 무는 가장 재배가 오래된 채소로 조선 전기 농서인 "한정록"에는 '다달이 파종하고 다달이 먹을 수 있는 것이 무이며, 거름지고 가벼운 땅에 재배함이 가장 좋고 물을 자주 준다. 드물게 파종함이 좋으며 조밀하게 심은즉 쑥과 같이 잘 자라지 않는다. 채소 중에는 오직 이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으며, 삼복 중에 땅을 고른 다음 이랑을 지어 점뿌림 한다. 땅이 거름 지면 늦뿌림으로 하고 자주 물을 준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조선 후기의 기록을 보면 "임원경제지"에 "무의 재배법은 순무와 같다. 먼저 잘 썩은 거름을 고르게 주고 재에 씨앗을 섞어 고르게 뿌린다. 씨가 배게 났으면 드물게 솎아 주어야 뿌리가 크다. 한 자 사이에 2~3개의 묘가 적당하다. 가을에 뿌리를 거두어 움 속에 덕을 메고 거꾸로 매달아야 이듬해 6월까지도 무 속에 바람이 들지 않는다. 10월에 뿌리를 캐어 잎을 떼어내고 움 속에 저장하면 스스로 누런 싹이 돋아나는데 채소로 쓰면 심히 좋다. 만일 겨울을 넘기고자 하면 꼬리를 잘라 반 치(寸)만 남기고 머리 부분을 자르거나 불에 달군 인두로 지져 싹이 나지 않게 하고 움 속에 저장하면 봄이 되어도 가을 수확 때와 같이 신선하다'라고 했습니다.

 

이 기록을 보면 씨뿌리는 시기, 방법, 토양선택, 시비 관리 등에서 요즘 농법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장할 때 움 속에 거꾸로 매단다든지, 인두로 머리 부분을 지진다든지 하는 선인들의 지혜를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에는 무 품종을 선택할 때면 대개 그 파종시기에 따라 가려 심는데, 종묘회사마다 제각기 상표명을 붙여 전문가가 아니라면 좀초럼 해당 품종의 계통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씨를 뿌리고 가꾸면서도 그 혈통과 내력을 알지 못하니 자뭇 궁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종자를 기업에 의존하다 보니 생긴 일입니다.

 

일반 농가에서도 자기 밭의 종자로 재생산을 거듭해서 얻은 종자를 잘 보존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기 밭의 성질과 특성에 가장 잘 맞는 좋은 종자는 역시 그 땅에 오래 적응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무는 보통 큰 무와 알타리무가 있습니다. 알타리무로 담그는 김치를 총각김치라 하고, 열무는 알타리무를 어릴 때 솎는 것을 말합니다. 재배하는 방법은 동일하므로 구별 없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파종시기

무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기 때문에 야간 최저온도가 12℃ 이상되는 시기에 씨앗을 파종해야 합니다.

무 씨앗의 발아 온도는 20~25℃가 좋으며, 재배하기 적절한 온도는 17~23℃ 입니다.

무의 생육기간은 70~80일 정도 인데, 이를 기준으로 보면 적절한 파종시기는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김장무는 8월 하순, 남부지방은 9월 초순이 적기입니다.

 

밭 만들기

무를 심을 밭은 보통 평이랑을 만듭니다. 땅은 씨 뿌리기 10~15일 전에 충분히 숙성된 퇴비와 함께 깊이갈이를 해주어 흙을 보들보들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야 물 빠짐에도 좋고 뿌리가 잘 자랍니다. 뿌리가 자라는 데는 땅이 지나치게 습기가 많거나 건조해서도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퇴비는 질소질 비료를 많이 주되(평당 5Kg 정도), 그에 3분의 1이나 5분의 1 정도 되게 인과 가리질 비료를 함께 넣어 줍니다.

 

씨 뿌리기

무는 옮겨심기가 안되기 때문에 밭에 직접 씨앗으로 파종을 합니다.

보통 파종할 때에는 줄 뿌리기나 점 뿌리기를 하는데 줄뿌림을 하면 나중에 일일이 솎아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릅니다. 어떤 경우에는 잡초 싹들과 잘 구분이 안 되어서 헷갈린 나머지 무을 솎아버리고 잡초를 살리는 실수를 하기도 쉽습니다.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점뿌림 하기가 수고도 덜 수 있고 발아를 균일하게 하는 것 같아 권장할 만 하지만 상황에 따라 맞추어서 파종을 하면 됩니다.

 

점뿌림을 할 때는 솎을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씨앗을 한 구멍에 2~3개씩 넣고 흙을 살짝 뿌려주는 느낌으로 덮어 줍니다. 포기 사이 간격은 한자(25~30cm) 정도면 되고, 줄 사이는 그것의 한배 반(50~60cm)이면 적당합니다.

 

만약 가뭄이 심하거나 땅이 지나치게 건조하다 싶으면 다소 두텁게 하고 가볍게 두들겨 주기도 하는데, 왕겨를 뿌려주어 건조를 막아주는 것도 한 방법이고 확실한 것은 싹이 날 때까지 저녁때마다 물을 뿌리는 것입니다.

 

가꾸기

무는 배추와 마찬가지로 발아할 때부터 어린 시기에 비교적 많은 수분이 필요합니다. 무는 뿌리 길이가 생육 초기(20~25일까지)에 결정이 되는데 씨앗을 뿌린 뒤에 건조하면 발아가 불량하고 뿌리가 짧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때때로 물을 주어 땅에 적당한 습기를 유지시켜 주어야 합니다. 

 

적당한 수분을 맞춘다는 게 애매한 말이긴 하지만 자기 밭의 성질을 세심하게 관찰해서 그 성질을 잘 알고 있다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시기에 풀메기를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이때를 놓치면 무가 자라긴 자라되 잡초 세력에 밀려 성장이 부실하니 신경 써야 합니다. 

 

무 솎아주기 및 북 돋우기

파종 후 싹이 난 이후에 솎아주기를 해 주어야 하는데 통상적으로 2~3회를 합니다. 첫 번째는 본 잎이 2~3장 나왔을 때 시작하여 본잎이 5~6장 나왔을 때 2차 솎음을 해 주는데 최종적으로는 무 사이 간격이 15~20cm가 유지되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솎음 작업을 할 때는 떡잎의 모양이 이상한 것, 잎의 색이 다른 것, 생육이 극히 빠르거나 늦은 것 위주로 솎아주고, 이때 토양과 뿌리가 밀착되도록 북주기를 같이 해서 무가 쓰러지는 것을 방지해 주어야 무가 튼실하게 잘 자랍니다. 

 

북돋우기를 하는 이유는 무 몸체를 든든하게 바쳐주는 역할도 하고 뿌리를 튼튼하게 해 주며 나중에 퇴비를 줄 때에 그 효과를 높이는 구실도 합니다. 게다가 땅이 굳는 것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흙을 자유자재로 손질할 수 있어서 풀메기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웃거름 주기

무에 웃거름은 2회 정도로 주어야 하는데 1차는 파종 후 20일을 전후해서 주고, 2차는 1차 웃거름 주고 난 후 15일경에 주면 됩니다.

 

웃거름은 뿌리 부분에 줄 경우에는 액비와 물을 10배액으로 희석해서 주고, 잎사귀에 뿌려줄 경우에는 바닷물은 20배, 오줌액비는 10배로 희석해서 뿌려주고, 본 잎이 5장 이상 나왔을 때부터 주는 것이 좋습니다.

 

무 수확시기와 저장

무는 영하 2~3℃에서 얼기 때문에 수확은 11월 말경에 하는 것이 무리가 없습니다.

무를 대량으로 저장할 경우는 무를 수확한 후에 잎은 손으로 비틀거나 칼로 잘라서 시래기로 말리고, 무는 땅을 90cm 이상 깊이 파서 무를 저장하면 되는데, 이때 경사진 땅에 땅을 파서 저장을 하게 되면 무가 필요할 때 꺼내 먹는데 불편함이 덜합니다. 무를 저장할 때는 뿌리가 위로 오도록 거꾸로 저장을 합니다.

 

일반 가정에서 무를 보관할 때는 무를 바로바로 먹을 것과 장기보관할 것으로 구분해서 저장을 합니다.

바로 먹을 무는 스티로폼 박스나 일반 박스 또는 항아리에 넣어서 보관을 하고, 장기보관용은 비닐봉지에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단단하게 밀봉을 해서 스티로폼 박스에 보관을 하면 됩니다.

보관 장소는 햇볕이 들지 않는 베란다의 가장 서늘한 곳이 좋습니다.

 

무 채종방법

채종용으로 사용할 무는 종자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것으로 두서너 개를 골라서 저장을 하면 되는데 땅을 파서 움을 만들어 저장하는 방법과 고무통에 왕겨나 훈탄을 넣고 그 속에 넣어 두거나 스티로폼 상자에 넣어 보일러실이나 베란다에 놓아둡니다. 영상 2℃에서 보관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영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저장무는 이듬해 3월 말에 땅에 다시 심고 5월에 꽃이 피고 씨가 야물어 노랗게 익으면 베어서 양지에서 말린 뒤 발로 짓이겨 씨앗을 얻습니다. 배추씨와 달리 무씨는 껍질이 두꺼워 잘 까지지 않는데 껍질을 까지 않고 가을에 그냥 심어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