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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장/기타

무비료 텃밭농사-양배추

by 토종군인농부 2025. 5. 9.

양배추를 무비료로 재배하면 나비 애벌레에 먹혀 제대로 결구(잎이 여러겹으로 겹쳐서 둥글게 말리는 것)하지 못한 채 끝난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잘 키우기만 하면 벌레에 많이 먹히지도 않고 제대로 결구한 양배추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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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료 양배추 재배 방법

중요한 포인트가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모종을 만드는 일과 이를 밭이나 플랜터에 옮겨 심는 시기를 정확히 지키는 일입니다.

이 시기를 놓쳐 버리면 양배추가 결구하지 않습니다.

보통 7월에 모종을 만들어 8월 중순에서 9월 초에 옮겨 심습니다.

양배추가 결구하는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살펴보면,

원래 양배추의 중심은 꽃을 피우고 씨를 맺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따뜻한 시기에 양배추 모종을 밭에 심으면 꽃을 피우기 위해 중심부가 자라납니다.

하지만 8월 중순에서 9월 초가 되면 기온이 서서히 떨어지므로 양배추는 중심부를 보호하려고 안쪽에 난 잎을 말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밭에 심는 시기가 늦어지면

기온이 이미 낮아져 있으므로 양배추가 꽃을 피우지 않고 오히려 잎을 넓게 펴서 땅을 덮는 듯한 형태를 이룹니다.

이는 식물이 겨울을 나는 방법 중 하나로,

이렇게 잎이 퍼진 모양이 장미꽃을 닮았다 하여 로제트(Rosette)현상이라고 합니다.

이 로제트 현상 때문에 양배추는 결구하지 않습니다.

또한 양배추는 나비 애벌레가 올 것을 대비해 겉잎을 활짝 펼치고,

애벌레가 겉잎을 먹게 내버려 뒀다가 애벌레의 배설물에서 인을 보충합니다.

즉, 양배추에 애벌레가 꼬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겉잎에 달린 애벌레는 시간이 지나면 알과 함께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면 비록 겉잎이 벌레에 먹힐지라도 양배추의 중심부는 번듯하게 자랍니다.

양배추의 공영식물로는 시금치를 추천합니다.

이때 시금치는 어디까지나 조연에 불과하므로 풍성하게 자라지는 않지만, 양배추 주변에서 지피식물처럼 작게 성장해 줍니다.

벌레를 쫒는데는 쑥갓이 효과적입니다.

쑥갓은 쑥쑥 자라나 양배추를 감싸듯이 보호합니다.

상추도 함께 심으면 좋습니다.

상추는 국화과 식물이라 벌레도 잘 먹지 않습니다.

게다가 상추는 일조량이 많으면 꽃을 피우려고 쓴맛을 내는 경향이 있는데, 양배추와 함께 심으면 양배추 겉잎에 가려져 햇볕을 잘 받지 못하므로 쓴 맛도 나지 않습니다.

이 밖에도 파를 함께 심어두면 좋습니다.

플랜터든 밭이든 함께 심으면 좋은 공영 식물의 종류는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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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와 나비 애벌레

십자화과 채소에는 배추흰나비를 비롯한 나비나 나방들이 모여듭니다.

모여든 나비와 나방이 알을 낳으면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가 잎을 전부 먹어 치우게 되는데,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아 채소가 전멸해 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특히 양배추를 많이 키우는 사람은 배추흰나비 때문에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배추흰나비가 나타나는 이유를 추측해 그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사실 매우 간단한 일입니다.

양배추를 키우다 보면 양배추 모양과 색에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양배추는 겉잎으로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잎이 푸릅니다.

이 겉잎은 바깥을 향해 크게 눕는 반면에 속잎은 잎이 안쪽으로 말리며 흰색을 띠고 물을 튕겨냅니다.

두 잎의 차이를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양배추의 겉잎에는 수많은 나비 애벌레가 배회하고 있는 데 반해 속잎은 나비 애벌레의 피해가 적다는 것입니다.

겉잎은 광합성을 해서 질소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가 나비 애벌레가 기어오르기 쉽게 잎이 누워 있고 물을 튕겨내는 왁스 성분이 적습니다.

반대로 속잎은 잎이 서 있어 나비 애벌레가 쉽게 기어오르지 못하고, 왁스 성분을 많이 내보내 단단하게 말려 있습니다. 

 

왜 잎에 이런 차이가 날까요?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나비 애벌레에 먹히는 것이 겉잎의 역할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나비 애벌레는 잎을 먹고 배설을 합니다.

벌레의 배설물에는 인이 들어 있습니다.

식물은 인산을 만들어내지 못하므로 벌레에 자신의 몸을 먹여 토양에 인산늘 공급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반면 속잎의 역할은 봄이 되어 꽃을 피우고 씨를 맺기 위해 생장점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즉 씨앗을 남겨두기 위한 속잎과 씨앗의 성장을 도우려는 겉잎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습니다.

겉잎에 보이는 나비 애벌레를 계속 잡아도 애벌레는 끊임없이 부화를 합니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아마도 종(種)의 보존 법칙이 작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애벌레를 일부러 잡지 않고 그대로 두면 애벌레는 동료의 알까지 전부 먹어버린 뒤 알과 함께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생태의 신비는 놀랍기만 합니다.

오히려 잡으면 늘어나고, 잡지 않으면 어느 정도 개체 수가 제한되어 원래의 역할을 해냅니다.

 

이러한 점을 깨닫고 나면 양배추에 꼬이는 나비 애벌레에 대처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습니다.

생장점에 있는 나비 애벌레만 제거하고 겉잎에 있는 나비 애벌레는 '개체 수가 지나치게 많지 않은 이상 그대로 두는 것'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겉잎은 벌레에 먹혀 너덜너덜해지지만, 어차피 사람도 먹지 않는 부분이므로 판매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게다가 벌레를 잡는 일에 예전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들이게 됩니다.

 

경험상으로 개구리가 살 수 있는 작은 냇가를 만들면 애벌레가 줄어듭니다.

또다른 방법은 배추 희나비는 채소가 다 크기 전에 알을 낳으러 오기 때문에 모종을 키우는 동안 해충 방지망인 한랭사를 덮어 처음부터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인데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십자화과 채소의 모종은 절대 고립시켜서는 안됩니다.

풀이 없는 밭에 십자화과 식물을 덩그러니 홀로 키우면 벌레 먹이가 되기 딱 좋기 때문에 쑥갓이나 상추, 파 같은 공생 식물을 함께 심어 공존시켜야 합니다.

이랑에는 마른 풀을 덮어 흙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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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화과 식물뿐만 아니라 다른 작물을 키울 때도 작물 외에 벌레가 숨을 수 있는 곳이나 먹기 좋은 것을 마련해 두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모종이 다 자라기 전에 전멸하는 사태를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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