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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장/기타

무비료 텃밭농사-잡초로 퇴비 만들기

by 토종군인농부 2025. 5. 5.

아무리 흙을 정성껏 돌봐도 메마를 때가 있습니다.

밭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손으로 흙을 갈거나 풀을 뽑기 때문일 것입니다.

메마르는 일이 없도록 흙을 최대한 보호하는 방향으로 관리해야겠지만, 만약 흙이 망가지면 이를 복원하기 위해 다시 힘들게 고생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태를 대배해 자연환경에 가깝고 메마르지 않은 흙을 미리 만들어뒀다가 이랑이 메마르면 흙을 추가하는 방법도 검토해 볼만합니다.

잡초 퇴비라는 표현은 쓰지만 당연히 비료는 아닙니다.

밭에 있는 흙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메마르기 마련입니다.

자연은 살아있는 잡초, 시든 잡초, 낙엽, 토양 동물, 토양 생물 또는 동물 자체나 동물의 배설물 등으로 흙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흙을 보호합니다.

이것들은 질소, 인산, 칼륨뿐 아니라 미네랄의 공급원이 됩니다.

이러한 자연을 최대한 흉내 내고 인간의 지혜를 더해 한층 빠르게 흙을 만듭니다.

 

 

잡초 퇴비 만드는 방법

잡초 퇴비를 만들 때 현재 사용 중인 밭에 있는 토양 미생물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우선 밭의 흙(25%)에 마른 잎 또는 부엽토(50%)를 섞어줍니다.

잎 대신 잡초를 사용해도 됩니다.

토양 미생물이 이것들을 분해하면 미네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풀에는 칼륨이 풍부하며, 그 밖에도 칼슘이나 마그네슘이 많습니다.

 

그다음 피트모스를 넣어 줍니다.

피트모스는 이끼 퇴적물을 말합니다.

이끼는 지구에 최초로 등장한 육상식물로 흔히 지상에 사는 모든 생명의 시작이라고들 합니다.

지구에 비가 내리고 웅덩이가 생기면 이끼가 자랍니다.

이끼는 자신의 몸보다 7배나 많은 물을 흡수해 미생물을 키우고, 자신은 스스로 말라죽어 영양분이 된 후에 퇴적됩니다.

이끼가 있기 때문에 식물이 최초의 싹을 틔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돌담을 쌓아 올리면 처음에 반드시 이끼가 끼고, 시간이 흐르면 그 자리에 식물이 싹틉니다.

이 점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이끼는 영양이 풍부한 유기물입니다.

피트모스는 사서 쓸 수도 있고, 직접 채취해 말려둬도 됩니다.

단, 피트모스는 산도가 높은 재료이므로 이것만 섞으면 흙이 산성을 띨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막기 위해 알칼리성 재료를 첨가합니다.

알칼리성 재료 가운데 무비료 재배에 쓸 수 있는 것은 초목회입니다.

초목회는 풀이나 나무를 태운 재로 칼륨과 칼슘, 마그네슘 같은 알칼리성 원소나 다른 금속계 원소가 들어있어 식물 성장을 돕습니다.

초목회 대신 마른풀을 그냥 넣어도 괜찮지만, 풀을 태워 초목회로 만들면 질소나 수소가 빠져나가 금속 원소로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초목회도 따로 구입할 수 있지만 그냥 주변에 있는 잡초를 모아 태우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간단하므로 직접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왕겨숯을 사용해도 됩니다.

왕겨숯을 사용하면 칼륨이나 칼슘, 마그네슘의 양은 줄어들지만, 토양의 알칼리성을 유지하므로 매우 효과적입니다.

 

여기에 쌀겨(10%)를 섞어 줍니다.

10%보다 조금 많아도 상관없습니다.

쌀겨는 인과 질소를 공급해 줍니다.

게다가 유산균이 발효를 촉진해 흙이 빨리 만들어집니다. 

 

깻묵(5%)은 질소를 공급하며 쌀겨의 발효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깻묵 자체가 발효하는 것이 아닙니다.

깻묵은 단백질이므로 분해되면 질소의 공급원이 됩니다.

구할 수만 있다면 깻묵을 함께 넣는 것이 좋습니다.

단, 요즘은 채종유(씨앗으로 짠 기름)를 유전자 변형 작물로 만드는 경우가 많으므로 깻묵을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재료를 골고루 섞은 다음 물을 적셔 둡니다.

쌀겨는 젖으면 발효를 시작합니다.

쌀겨의 힘으로 발효가 시작되면 유기물의 분해를 촉진해 좀 더 빠른 속도로 비옥한 토양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발효는 온도 관리도 중요하므로 시트를 덮어 보온을 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시트를 계속 덮어두기만 하면 공기사 사라져 혐기 발효가 일어나 버립니다.

혐기 발효가 일어나면 퇴비가 완성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가끔씩 쇠스랑 같은 도구로 저어 공기가 잘 섞이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공기가 들어가면 호기 발효도 일어나 흙을 만드는 시간이 단축됩니다.

 

 

잡초 퇴비 사용

이렇게 만든 흙은 3개월 정도 지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상균이라 불리는 곰팡이균이 생깁니다.

사상균은 발효가 시작되어 온도가 올라가면 서서히 사라지지만, 큰 유기물을 분해하는 균이므로 사상균이 많이 남아있는 흙을 바로 사용했다가는 식물 뿌리마저 사상균에 분해되어 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3개월이 지난 후 이랑을 다시 만들거나 이랑이 낮아졌을 때 이 흙을 이랑의 표면에 부으면 그것만으로도 토양이 다시 비옥해집니다.

 

잡초 퇴비 만들기 요약

밭의 흙 50%

마른 잎이나 부엽토(피트모스 까지 합쳐서) 50%

피트모스

쌀겨 10%

깻묵 5%

왕겨숯 또는 초목회 10%

물은 적셔주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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