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씨앗은 엄밀히 말하면 토종과 씨앗이란 2개의 단어가 합쳐진 말입니다. 토종(土種)이란 말에는 '본디부터 그곳에서 나는 종자'라는 뜻이 담겨 있어서 토종이란 말 자체에 씨앗이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토종씨앗이라는 말을 붙여서 사용하는 이유는 토종이라고 하면 동식물을 아울러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식물의 씨앗만 가리킨다는 걸 명확히 하고자 토종씨앗이라고 부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토종연구회에서는 토종의 개념을 '토종은 한반도의 자연생태계에서 대대로 살아왔거나 농업생태계에서 농민에 의하여 대대로 사양, 재배 또는 이용되고 선발되어 내려와 한국의 기후와 풍토에 잘 적응된 동물, 식물 그리고 미생물이다' 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적응'이라는 말입니다. 무엇이 토종인지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바로 한국의 자연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했느냐의 여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사를 기준으로 해서 보면,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재배해 오던 작물이 토종이 아니라 농민이 재배하는 작물이 한국의 자연환경에 잘 적응하면 그것이 바로 토종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씨앗(종자)의 좋고 나쁨은 겉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데, 좋은 종자는 유전적 형질이나 발아율, 발아세(일정 기간 내의 발아율 증가 속도) 등 보이지 않는 특성이 훌륭한 것입니다.
실제로 종자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포장에서 재배해 종자의 유전적인 특성을 검사해야 하고, 실내애서 발아율, 발아세, 순도, 청결도 등을 기계를 통해서 검사를 해야 합니다.
좋은 종자(씨앗)란?
1. 유전적 우수성
모양, 맛, 빛깔, 수량성이나 내병충성, 수확시기, 저장성 등 재배 목적에 맞는 중요한 특성을 지닌 우량인자를 갖춘 종자여야 합니다.
2. 균일한 종자
고정이 잘 된 순계(純系, 자가수정에 의해 유전적 형질이 균일한 자손을 만드는 개체의 모임)의 품종이나 F1품종으로서 재배 중에 균일한 특성을 나타내야 합니다. 모양이 균일하지 않거나 다른 품종이 섞인 종자는 품질, 수확기 외에도 재배상의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3. 신선한 종자
채종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발아율과 발아세가 높은 종자가 좋은 결과를 나타냅니다.
4. 깨끗한 종자
병이 만연하지 않은 지대의 건전한 식물체로부터 채종하여 병균에 오염되지 않은 종자가 좋습니다. 종자의 표면이 깨끗하고 품종 고유의 색택(색깔)을 가지며, 돌, 흙, 모래나 그 밖의 협잡물이 섞여있지 않은 깨끗한 것이 좋은 종자 입니다.
5. 완숙 종자
알갱이가 떨어질 지경으로 숙기가 너무 지난 과숙기의 종자보다는 완숙기의 종자이거나 덜 익은 유숙기의 종자가 좋습니다. 무, 배추, 양배추 같은 것은 꼬투리가 누렇게 된 황숙 상태에서 수확하여 마르는 동안에 완숙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6. 통통한 종자
축적된 양분이 많은 통통하고 올찬 종자가 발아 후의 생육도 좋습니다.
자가채종을 해야할 종자
1. 토종으로 오랫동안 심어온 종자
토종인 재래종 종자는 오랫동안 그곳 환경에 적응해왔기 때문에 수량성이 낮고 병충해에 다소 약하기는 하지만 큰 기복은 없습니다. 일반 농가의 경우도 그렇지만 특히 귀농한 사람들이나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려고 하는 사람들은 토종을 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2.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종자 또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종자
조부모 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종자는 대를 물려 심어온 귀중한 종자이기 때문에 그 문중이나 지역을 대표하는 중요한 토종입니다. 따라서 이런 종자의 가치는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보면 김포군 하성면 석탄2리 조련마을의 안동권씨 지상공파 문중에서는 260여년간 대물림하여 재배하고 있는 자광벼가 집안의 큰 자랑거리입니다. 쌀과 벼의 까락이 자색을 띠는 자광벼는 조선 인조때 권씨 문중의 한 사람이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길림성 남방에서 볍씨를 들여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김포군 하성면의 '밀다리' 밑에 심었다 하여 '밀다리쌀'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자광벼는 경기도 이천에서 생산되었다는 자채미와 함께 임금님께 진상된 귀한 쌀입니다.
3. 시장에서 살 수 없는 종자
현재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는 작물의 종자들은 거의가 종자회사나 농업연구기관에서 수년 또는 수십년간 개량해 온 것으로 재래종에 비해 생산성이나 병충해에 강한 큰 종자들입니다. 식량작물의 경우는 대부분 장려품종으로 정부의 종자증식계획에 따라서 생산 보급된 것입니다.
채소 종자의 대부분은 종묘회사에서 개량한 1대 잡종 종자(F1)이므로 해마다 종묘가게에서 새로 구입을 해서 심어야 합니다. 농사를 업으로 하는 경우는 다수확이나 고품질 중심의 시장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재래종 종자는 부가가치가 낮다는 이유로 종묘상에서는 팔지않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자가채종을 해서 심을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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